좋은 인연을 만나는 것은 나에게 주는 선물이다. 인연은 꼭 사람만은 아니다. 수많은 책들과의 만남도 있고, 다양한 문화와 역사와의 만남도 있다. 날마다 변화하는 환경도 있다. 그래도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수행과의 만남이다.
‘함부로 인연을 맺지 마라. 진정한 인연과 스쳐 가는 인연은 구분해서 인연을 맺어야 한다. 진정한 인연이라면 최선을 다해서 좋은 인연을 맺도록 노력하고, 스쳐가는 인연이라면 무심코 지나쳐 버려야 한다.’ 라는 법정 스님의 말이 생각난다. 이 수행 중에도 진정으로 잡을 것과 흘려보내야 할 것을 잘 알아야 한다.
“자기가 짊어지고 온 고민을 풀고 싶으면 뒤로 미뤄두세요. 그동안 그거 풀려고 노력 많이 했을 테지만 여전히 답답할 거예요. 조용한 이곳에 머물며 고민의 실마리를 해결하고 싶어 오셨을 텐데 문제는 풀리지 않을 겁니다. 귀한 시간만 낭비하고 온갖 추측과 상상의 나래만 펴다 잘못된 답을 찾게 될 겁니다. 문제를 진짜 풀고 싶다면 문제를 버리고 자신을 향상시키는 데 집중하세요. 그 방법밖에 없습니다. 조용히 나를 향상시키는 일에 집중하다 보면 답이 나를 찾아올 겁니다.”
여름철에 귀중한 휴가나 방학을 이용해서 산사를 찾아 일주일씩 수행하러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하는, 잡을 것과 놓을 것에 대한 나의 첫 번째 당부이다.
우리의 생각은 어떤가. 선택 앞에서 늘 분별하지 않는가? 분별은 좋아함과 싫어함, 깨끗함과 더러움, 아름다움과 추함과 같은 상대적 모순에 빠지게 한다. 그러다 보니 상대적 행복이 있고 상대적 불행이 있다. 이 상대적 모순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순간순간 이 상대적 모순 밑바닥에 있는 절대적 모순을 넘으려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야 극복하려는 의지가 생겨나고 한순간 비약飛躍하게 된다. 가을 나무가 나뭇잎을 떨어뜨리듯, 여름 매미가 허물을 벗듯이 한 꺼풀 벗는 이것이 자신을 향상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잠시 멈추고 자신을 살펴야 하는 이유다.
사람들은 고민이 깊어지면 책이나 강연에서 얻은 지식, 다른 곳에서 경험했던 갖가지 방법들을 동원해 문제를 해결하려 든다. 우리가 가장 일반적으로 찾는 해결 방법이다. 그러나 해결보다 방해가 될 때가 많다. 그것들을 앞세우는 것은 과거의 경험과 정보에 의지하려는 습관 때문이다. 현재 내 모습에 당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럴 때 가끔 빈 그릇이 쓸모가 있다. 나를 비움으로써 채워지는 이치를 경험해볼 필요가 있다.
침묵도 해결 방법 중 하나이다. 입에서 향기가 나게 하려면 일단 멈추는 것이 필요하다. 화나는 말, 상처 주는 말, 부풀려진 말, 오해를 일으키는 말들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시비를 만드는 것이고, 믿음을 깨고 입에서 악취를 풍기게 한다. 마음을 고요하게 하고 말을 멈추고 그 에너지를 자기 안으로 돌리면 큰 힘이 생긴다. 마음도 너그러워지고 실수가 없게 된다. 그때에야 비로소 부드럽고 지혜로운 말이 나오며 깊은 고민도 한결 가벼운 것이 된다.
수행하는 기간에는 한 곳에서 움직이지 말아야 한다. 조금 어려움이 있다고 피하려 하거나 포기하면 다음의 가능성은 없다. 마치 나무가 아무리 추운 겨울에도 움직이지 않고 제자리를 지키듯이 해야 한다. 그리해야 꽃피는 봄을 만날 수 있다.
지난달에 남편을 잃고 나서 망연히 그 인연의 끈을 붙잡고 과거의 기억에 머물러 지내던 나이든 보살님이 찾아왔다. 자신이 대면하고 있는 모든 것들과 마주침이 두려워 도망치듯 산사로 수행하러 온 것이다. 깃들어 있는 동안 그가 마주한 산의 기운과 별, 달, 맑은 공기, 새소리, 바람 소리가 모두가 설법처럼 들려왔고 마음이 한결 가벼워짐을 느낄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리고는 부평초처럼 흔들리지 않고, 땅속 깊이 뿌리 내린 큰 나무처럼 단단하게 자리 잡고 살아야겠다고 발원했다고 한다. 자연이 주는 위안은 의외로 클 때가 있다. 수많은 말보다 자연 속에 깃드는 것만으로 위로가 되기도 한다. 이렇듯 갇혀있는 마음에서 떠나 새로운 자연과 만나는 것이 큰 선물이 되기도 한다.
군 제대를 한 뒤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방황하는 청년이 있었다. 그는 푸르른 산의 장엄함과 맑은 정기, 시원한 공기 속에서 기분이 산뜻해지며 편안해짐을 느꼈다고 말했다. 좌선坐禪을 배우면서 자신의 무의식 속에 자리한 온갖 번뇌와 망상이 어떤 것인지를 인식하게 되었고, 그것들을 비우는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다. 자신에게 준 귀한 선물 8일(7박 8일 수행 프로그램 ‘참사람의 향기’)는 힘든 고비가 찾아올 때마다 그를 지켜줄 버팀목이 될 거라고 했다.
뜨거운 여름이 기다리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휴식과 즐길 곳을 찾아 떠날 것이다. 잘 쉬고 놀아야 충전이 되는 법이다. 오롯이 나를 만나는 수행의 시간을 자신에게 선물하는 것도 좋은 휴가를 누리는 법이 아닐까 싶다.
좋은 인연을 만나는 것은 나에게 주는 선물이다. 인연은 꼭 사람만은 아니다. 수많은 책들과의 만남도 있고, 다양한 문화와 역사와의 만남도 있다. 날마다 변화하는 환경도 있다. 그래도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수행과의 만남이다.
‘함부로 인연을 맺지 마라. 진정한 인연과 스쳐 가는 인연은 구분해서 인연을 맺어야 한다. 진정한 인연이라면 최선을 다해서 좋은 인연을 맺도록 노력하고, 스쳐가는 인연이라면 무심코 지나쳐 버려야 한다.’ 라는 법정 스님의 말이 생각난다. 이 수행 중에도 진정으로 잡을 것과 흘려보내야 할 것을 잘 알아야 한다.
“자기가 짊어지고 온 고민을 풀고 싶으면 뒤로 미뤄두세요. 그동안 그거 풀려고 노력 많이 했을 테지만 여전히 답답할 거예요. 조용한 이곳에 머물며 고민의 실마리를 해결하고 싶어 오셨을 텐데 문제는 풀리지 않을 겁니다. 귀한 시간만 낭비하고 온갖 추측과 상상의 나래만 펴다 잘못된 답을 찾게 될 겁니다. 문제를 진짜 풀고 싶다면 문제를 버리고 자신을 향상시키는 데 집중하세요. 그 방법밖에 없습니다. 조용히 나를 향상시키는 일에 집중하다 보면 답이 나를 찾아올 겁니다.”
여름철에 귀중한 휴가나 방학을 이용해서 산사를 찾아 일주일씩 수행하러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하는, 잡을 것과 놓을 것에 대한 나의 첫 번째 당부이다.
우리의 생각은 어떤가. 선택 앞에서 늘 분별하지 않는가? 분별은 좋아함과 싫어함, 깨끗함과 더러움, 아름다움과 추함과 같은 상대적 모순에 빠지게 한다. 그러다 보니 상대적 행복이 있고 상대적 불행이 있다. 이 상대적 모순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순간순간 이 상대적 모순 밑바닥에 있는 절대적 모순을 넘으려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야 극복하려는 의지가 생겨나고 한순간 비약飛躍하게 된다. 가을 나무가 나뭇잎을 떨어뜨리듯, 여름 매미가 허물을 벗듯이 한 꺼풀 벗는 이것이 자신을 향상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잠시 멈추고 자신을 살펴야 하는 이유다.
사람들은 고민이 깊어지면 책이나 강연에서 얻은 지식, 다른 곳에서 경험했던 갖가지 방법들을 동원해 문제를 해결하려 든다. 우리가 가장 일반적으로 찾는 해결 방법이다. 그러나 해결보다 방해가 될 때가 많다. 그것들을 앞세우는 것은 과거의 경험과 정보에 의지하려는 습관 때문이다. 현재 내 모습에 당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럴 때 가끔 빈 그릇이 쓸모가 있다. 나를 비움으로써 채워지는 이치를 경험해볼 필요가 있다.
침묵도 해결 방법 중 하나이다. 입에서 향기가 나게 하려면 일단 멈추는 것이 필요하다. 화나는 말, 상처 주는 말, 부풀려진 말, 오해를 일으키는 말들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시비를 만드는 것이고, 믿음을 깨고 입에서 악취를 풍기게 한다. 마음을 고요하게 하고 말을 멈추고 그 에너지를 자기 안으로 돌리면 큰 힘이 생긴다. 마음도 너그러워지고 실수가 없게 된다. 그때에야 비로소 부드럽고 지혜로운 말이 나오며 깊은 고민도 한결 가벼운 것이 된다.
수행하는 기간에는 한 곳에서 움직이지 말아야 한다. 조금 어려움이 있다고 피하려 하거나 포기하면 다음의 가능성은 없다. 마치 나무가 아무리 추운 겨울에도 움직이지 않고 제자리를 지키듯이 해야 한다. 그리해야 꽃피는 봄을 만날 수 있다.
지난달에 남편을 잃고 나서 망연히 그 인연의 끈을 붙잡고 과거의 기억에 머물러 지내던 나이든 보살님이 찾아왔다. 자신이 대면하고 있는 모든 것들과 마주침이 두려워 도망치듯 산사로 수행하러 온 것이다. 깃들어 있는 동안 그가 마주한 산의 기운과 별, 달, 맑은 공기, 새소리, 바람 소리가 모두가 설법처럼 들려왔고 마음이 한결 가벼워짐을 느낄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리고는 부평초처럼 흔들리지 않고, 땅속 깊이 뿌리 내린 큰 나무처럼 단단하게 자리 잡고 살아야겠다고 발원했다고 한다. 자연이 주는 위안은 의외로 클 때가 있다. 수많은 말보다 자연 속에 깃드는 것만으로 위로가 되기도 한다. 이렇듯 갇혀있는 마음에서 떠나 새로운 자연과 만나는 것이 큰 선물이 되기도 한다.
군 제대를 한 뒤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방황하는 청년이 있었다. 그는 푸르른 산의 장엄함과 맑은 정기, 시원한 공기 속에서 기분이 산뜻해지며 편안해짐을 느꼈다고 말했다. 좌선坐禪을 배우면서 자신의 무의식 속에 자리한 온갖 번뇌와 망상이 어떤 것인지를 인식하게 되었고, 그것들을 비우는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다. 자신에게 준 귀한 선물 8일(7박 8일 수행 프로그램 ‘참사람의 향기’)는 힘든 고비가 찾아올 때마다 그를 지켜줄 버팀목이 될 거라고 했다.
뜨거운 여름이 기다리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휴식과 즐길 곳을 찾아 떠날 것이다. 잘 쉬고 놀아야 충전이 되는 법이다. 오롯이 나를 만나는 수행의 시간을 자신에게 선물하는 것도 좋은 휴가를 누리는 법이 아닐까 싶다.